갭 메우기 확률과 기간 — 상승갭 하락갭 대응법
3줄 요약
- SPY·QQQ·코스피·코스닥·BTC 20년치(코인은 9년치) 갭(0.5% 이상) 7,267건을 세어보니 60거래일 안에 평균 83~92%가 갭 메우기에 성공했습니다.
- 하락갭이 상승갭보다 메워지는 속도와 확률이 더 높습니다 — 60거래일 기준 93.2% 대 87.6%.
- 3% 이상 대형 상승갭은 60거래일 안 71%만 메워져 하락갭(92.1%)과 격차가 큽니다. 갭의 크기보다 방향과 맥락이 갭 메우기 확률을 더 크게 좌우합니다.
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어제 종가를 보고 잠들었다가 아침에 계좌를 열어보니 시가부터 훌쩍 뛰어 있거나, 반대로 뚝 떨어져 있어서 당황했던 순간이요. 그 빈 공간, 그러니까 갭을 보면 드는 생각은 대개 하나죠. “이거 다시 메워질까요, 아니면 이대로 쭉 갈까요?”
“갭은 언젠가 메워진다”는 말은 시장에서 거의 격언 취급을 받습니다. 문제는 이 말을 그대로 믿고 매매하다 위험해지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말로만 따지지 않고 SPY·QQQ·코스피·코스닥·BTC 다섯 시장의 실제 가격 데이터를 가져왔습니다. 갭이 얼마 만에, 얼마나 자주 메워지는지 직접 세어봤습니다.

갭이 왜 생기고, 어떤 종류가 있는지부터
갭은 전일 종가와 오늘 시가 사이에 거래가 아예 없는 빈 구간입니다. 밤사이 나온 실적 발표나 예상 밖의 경제지표, 지정학적 뉴스가 장이 닫혀 있는 동안 수급을 한쪽으로 몰아붙일 때 생깁니다.
4가지 갭, 메워지는 습성이 다 다릅니다
같은 크기의 갭이라도 어디서 생겼느냐에 따라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박스권 안에서 생긴 보통갭은 노이즈에 가까워 금방 메워지는 편이고 패턴을 뚫고 나가는 돌파갭은 새 추세의 출발 신호라 한참을 안 메워집니다. 이 네 가지 갭의 자세한 구분법은 갭 4형제 완전 구별법에서 다뤘으니 오늘은 “그래서 실제로 며칠 만에, 몇 퍼센트나 메워지는가”라는 숫자 쪽에 집중하겠습니다.
실측 — 5개 시장 20년치 갭 7,267건을 세어봤습니다
계산 방식은 이렇습니다. 시가와 전일 종가의 차이를 퍼센트로 환산해 갭 크기를 구했고 0.5% 미만은 노이즈로 보고 뺐습니다. 남은 갭 이벤트마다 5거래일(약 1주일)·20거래일(약 1개월)·60거래일(약 3개월) 안에 가격이 전일 종가 수준까지 되돌아왔는지 확인했습니다. SPY·QQQ·코스피·코스닥은 2007년부터 약 19년치, BTC는 데이터가 있는 2017년부터 약 9년치를 썼습니다. 그렇게 걸러진 갭이 7,267건입니다.
크기별 갭 메우기 확률
갭 크기 구간별 60거래일 기준 메우기 확률부터 보면 0.5~1% 구간이 91.8%, 1~2% 구간이 87.2%, 2~3% 구간이 84.2%, 3% 이상 구간이 83.0%였습니다.

숫자만 보면 “갭이 커도 결국 다 메워지는구나” 싶으실 텐데,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상승갭과 하락갭을 섞어서 낸 평균이거든요. 방향을 나눠서 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상승갭 vs 하락갭, 메우는 속도가 다릅니다
방향별로 나눠보면 하락갭이 상승갭보다 항상 더 빠르고 확실하게 메워졌습니다. 5거래일 안에는 하락갭 73.6% 대 상승갭 67.7%, 20거래일 안에는 87.5% 대 80.3%, 60거래일 안에는 93.2% 대 87.6%로 모든 구간에서 하락갭이 앞섰습니다.
격차는 갭이 커질수록 더 벌어집니다. 3% 이상 대형 갭만 따로 떼어 보면 60거래일 기준 하락갭은 92.1%(표본 127건)가 메워진 반면 상승갭은 71.1%(표본 97건)에 그쳤습니다. 20거래일 기준으로는 85.0% 대 67.0%로 격차가 더 큽니다. 대형 상승갭을 보고 “저것도 결국 메워지겠지”라며 되돌림을 노리고 들어가면 하락갭 때보다 훨씬 자주 물립니다.

이유를 추측해보면 이렇습니다. 큰 폭의 하락갭은 대개 공포에 질린 투매나 일시적 패닉이 만듭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웬만큼 되돌아옵니다. 반면 큰 폭의 상승갭은 실적 서프라이즈나 신고가 돌파처럼 펀더멘털이 바뀌는 사건을 끼고 옵니다. 그 레벨 자체가 새로운 기준가로 눌러앉는 셈 아닐까 싶습니다.
추세와 맞는 방향의 갭 vs 거스르는 갭
혹시 몰라 추세 필터도 넣어봤습니다.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 있을 때 나온 상승갭과 아래에 있을 때 나온 하락갭을 “추세순응 갭”으로, 반대 상황을 “추세역행 갭”으로 나눠 비교했습니다. 결과는 5거래일 기준 추세역행 갭이 72.6%, 추세순응 갭이 68.0%로 추세역행 쪽이 조금 더 빨리 메워졌지만 60거래일까지 가면 90.3% 대 89.4%로 차이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기대했던 것만큼 뚜렷한 신호는 아니었습니다. 짧은 기간에서는 방향(상승·하락)의 힘이 추세 여부보다 크게 작용한다고 읽힙니다.
2024년 8월 5일, 코스피 블랙먼데이의 갭은 며칠 만에 메워졌을까
숫자만 보면 감이 잘 안 오실 수 있으니 실제 사례 하나를 짚어보겠습니다. 2024년 8월 5일, 코스피는 하루 만에 8.8% 급락하며 16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일본은행이 7월 31일 17년 만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엔화가 급격히 강세로 돌아섰습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커진 데다 미국 실업률 지표까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오면서 경기 침체 공포가 겹친 날이었습니다. 코스피 역사상 처음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될 정도였습니다.
실제 데이터를 열어보면 그 전날인 8월 2일 종가가 2676.19였는데, 8월 5일 시가는 2611.30으로 이미 2.4% 아래에서 출발했고 장중에는 2386.96까지 밀렸습니다. 이 하락갭이 다시 메워진 건 8거래일 뒤인 8월 16일이었습니다. 그날 고가가 2699.61까지 올라와 전일 종가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앞서 본 통계와 견주면 대형 하락갭치고 꽤 빠른 회복이었습니다.

갭 메우기가 코스피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비트코인 선물을 다루는 CME는 주말에 거래를 쉬지만, 업비트나 바이낸스 같은 암호화폐 거래소는 주말에도 24시간 돌아갑니다. 그래서 금요일 CME 종가와 월요일 CME 시가 사이에 주말 동안의 가격 변동만큼 갭이 뜨는 일이 자주 생기는데, 이걸 “CME 갭”이라고 부릅니다. 이 CME 갭이 뜨면 메워질 가능성이 90%가 넘는다는 이야기가 크립토 트레이더들 사이에 오래전부터 퍼져 있습니다. 물론 관찰된 경향일 뿐 확정된 법칙은 아닙니다. 그래도 저희가 직접 계산한 상승갭·하락갭 메우기 확률과, 보는 방향은 달라도 결이 비슷한 이야기라 흥미롭습니다.
실전에서는 이렇게 대응하세요
큰 상승갭을 만났을 때
실적 발표 다음 날처럼 3% 이상 대형 상승갭이 뜬 걸 보셨다면, “곧 메워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숏을 잡거나 눌림목만 기다리는 건 데이터상 승률이 낮은 선택입니다. 60거래일 안에 메워질 확률이 71.1%밖에 안 되고 나머지 약 29%는 그 레벨을 다시 보지 않은 채 더 올라갔으니까요. 그보다는 갭이 돌파 지점이나 신고가 부근에서 났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돌파갭의 조건과 확인법은 섬꼴반전(아일랜드 리버설) 완전정복에서 다룬 갭 조합 패턴과 같이 보시면 좋습니다.
하락갭 이후 진입 타이밍
반대로 하락갭은 시간이 지나면 메워질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그 흐름에 올라타고 싶다면 갭이 뜬 당일에 바로 들어가기보다 하락이 멈추고 다시 위로 방향을 트는 지점을 확인한 뒤 들어가는 편이 안전합니다. 돌파 이후 되돌림을 확인하고 들어가는 방식은 리테스트 매매 글에서 실측한 내용과도 통합니다.
흔한 실수
가장 흔한 실수는 갭 크기만 보고 방향을 안 보는 데서 나옵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했듯 크기 구간별 차이(83~92%)보다 방향에 따른 차이(하락 93.2% 대 상승 87.6%, 대형 갭에서는 92.1% 대 71.1%)가 훨씬 컸습니다. 또 하나, “메워질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진입해놓고 손절 기준을 안 정하는 경우입니다. 통계는 확률일 뿐입니다. 대형 상승갭이라면 메워지지 않을 나머지 29%를 염두에 두고 손절선을 미리 정해두시길 권합니다.
갭 하나를 두고 “메워진다”나 “안 메워진다”로 단정하기보다 방향과 크기, 그 갭이 추세의 어느 지점에서 났는지를 같이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투자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글로 읽은 건 금방 잊힙니다. 실제 차트에서 직접 눌러보며 익히고 싶다면 차트큐에 과거 차트가 무작위로 나오는 연습 모드가 있으니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