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역호전 254번을 세어봤습니다: 일목균형표 최강 매수신호의 진짜 성적표
오늘 코스피가 3.68% 뛰었습니다. 종가 6,579.04. 외국인이 하루에만 2조 8,357억 원어치를 사들였고 코스피200 선물이 급등하면서 매수 사이드카까지 걸렸습니다. 삼성전자는 6.68% 올라 255,500원, SK하이닉스는 5.54% 오른 1,504,000원에 마감했고요. 3거래일 연속 상승입니다. 이쯤 되면 “이제 바닥 찍은 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오늘 코스피 차트에 일목균형표를 얹어보면 이 지표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삼역호전이 뜨려면 세 개의 문이 동시에 열려야 하는데, 오늘은 셋 다 닫혀 있거든요.
3줄 요약
- 삼역호전은 전환선·구름·후행스팬 세 조건이 동시에 성립하는 일목균형표의 최상위 매수 신호입니다.
- 코스피·삼성전자·S&P500·비트코인 10년치에서 254번 나왔고, 신호 뒤 20거래일 성적은 아무 날이나 산 것보다 나았습니다. 다만 종목마다 편차가 큽니다.
- 실측해보니 성과를 가른 진짜 변수는 신호 자체가 아니라 ‘구름 위냐 아래냐’였습니다.

삼역호전이 대체 뭔가요
일목균형표(一目均衡表)는 다섯 개의 선으로 이루어진 지표입니다. 전환선, 기준선, 선행스팬1, 선행스팬2, 후행스팬. 이 중 선행스팬 둘 사이의 색칠된 영역이 그 유명한 구름대(雲)고요. 각 선이 무엇인지는 일목균형표 기본 개념 글에 정리해뒀으니 처음이시라면 그쪽을 먼저 보고 오셔도 좋습니다.
삼역호전(三役好転)은 그 다섯 선이 만들어내는 신호 중 가장 강한 것으로 꼽힙니다. 한자 그대로 “세 가지 역할이 좋은 쪽으로 바뀐다”는 뜻이고요. 조건은 이렇습니다.
| 조건 | 내용 | 무엇을 확인하나 |
|---|---|---|
| ① 호전(好転) | 전환선(9)이 기준선(26)을 위로 통과 | 단기 힘이 중기 힘을 넘어섰나 |
| ② 구름 돌파 | 종가가 구름대 위로 올라섬 | 추세가 강세 영역에 들어왔나 |
| ③ 후행스팬 돌파 | 오늘 종가가 26거래일 전 가격 위 | 지금 힘이 한 달 전보다 센가 |
세 개가 따로따로 성립하는 건 흔합니다. 문제는 동시에 성립하는 경우죠. 반대로 세 조건이 정반대로 뒤집히면 삼역역전(三役逆転), 강한 하락 신호로 봅니다.
아래는 코스피 일봉에 다섯 선을 전부 얹은 차트입니다. 초록 화살표가 삼역호전이 성립한 날이고요.

작년 12월과 올해 4월 13일에 신호가 떴습니다. 4월 13일 종가 5,808.62에서 20거래일 뒤 지수는 35.04% 올라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른쪽 끝, 지금은 어떤가요. 전환선 6,152는 기준선 6,609보다 아래고 종가 6,579는 구름 하단 7,781보다 한참 아래입니다. 26거래일 전 종가 8,051과 비교하면 말할 것도 없고요. 오늘 3.68% 급등에도 세 조건 모두 미충족입니다.
이게 답답하게 느껴지신다면, 그 감각이 맞습니다. 일목은 원래 그렇게 설계된 지표예요.
신문기자가 30년을 갈아 넣은 지표
일목균형표를 만든 사람은 호소다 고이치(細田悟一, 1898~1982)입니다. 도쿄 미야코신문(현 도쿄신문) 상업부장이었죠. 증권 시황란을 채워야 하는 기자가 시장을 한 장으로 요약할 방법을 찾다가 만든 물건입니다.
1935년에 ‘신동전환선(新東転換線)’이라는 이름으로 첫 칼럼을 냈는데, 정작 계산식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쓴 필명은 일목산인(一目山人). “산에서 한눈에 내려다보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지표 이름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재미있는 건 그다음입니다. 호소다는 학생들을 대거 고용해서 20년 넘게 손으로 검증을 시켰습니다. 컴퓨터가 없던 시절이니 종이와 주판으로 수천 개의 차트를 그려가며 파라미터를 맞춘 셈이죠. 그렇게 30년 가까이 다듬은 뒤 1960년대 후반에야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조선시대 쌀 시장에서 캔들차트를 만든 혼마 무네히사 이야기와 비슷한 결이 있죠. 일본 기술적 분석의 두 축이 모두 “오래 보고 오래 검증한다”는 태도에서 나왔습니다.
9, 26, 52라는 숫자의 출처도 여기입니다. 1930년대 일본 증시는 토요일까지 열려서 한 달 영업일이 26일이었거든요. 지금은 주 5일이니 이 숫자가 최적이 아닐 수 있습니다. 다만 워낙 많은 트레이더가 표준값을 쓰다 보니 자기실현적인 힘이 생겼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초보가 가장 자주 빠뜨리는 세 번째 조건
세 조건 중 ①과 ②는 눈에 보입니다. 선이 교차하고 캔들이 구름을 뚫으니까요. ③ 후행스팬은 화면 왼쪽에 조용히 그려져 있어서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후행스팬은 오늘 종가를 26거래일 과거 자리에 찍은 선입니다. 이 선이 그 시절 캔들 위에 있으면 “지금 사는 사람들이 한 달 전 사람들보다 비싸게 사고 있다”는 뜻이고요. 아래에 있으면 반대입니다. 물려 있는 매물이 머리 위에 남아 있다는 신호죠.

초록 구간이 후행스팬이 위에 있던 시기, 붉은 구간이 아래로 내려간 시기입니다. 6월 중순 이후 붉게 물든 구간을 보세요. 지수는 8,000선에서 여전히 높아 보였지만 후행스팬은 이미 아래로 내려가 있었습니다. 표면상 강세인데 내부에서는 힘이 빠지고 있던 국면입니다.
가격과 이동평균선만 보면 늦게 알아차리는 변화를, 후행스팬은 한 박자 먼저 보여주기도 합니다. 물론 만능은 아니고요. 지표 하나가 늦어서 생기는 문제는 골든크로스가 떴는데 왜 안 오를까 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그래서 진짜 성적은 어땠나 — 254번을 세어봤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오늘의 본론입니다. “가장 강한 신호”라는 말은 많은데, 실제로 몇 번 나왔고 그 뒤에 어떻게 됐는지 숫자로 보여주는 자료는 의외로 드뭅니다. 그래서 직접 세어봤습니다.
- 대상: 코스피, 삼성전자, S&P500, 비트코인
- 기간: 2016년 10월 ~ 2026년 8월 12일 일봉(야후 파이낸스)
- 파라미터: 표준값 9/26/52
- 신호 정의: 세 조건이 모두 성립하지 않던 상태에서 셋 다 성립으로 바뀐 날
- 비교 대상: 같은 기간 아무 날에나 샀을 때의 20거래일 수익률
결과는 254회였습니다. 코스피 53회, 삼성전자 52회, S&P500 71회, 비트코인 78회. 연간 5~8회꼴이고 코스피는 신호와 신호 사이가 평균 65일 정도 벌어졌습니다. 자주 오는 손님은 아니죠.

| 자산 | 신호 횟수 | 신호 뒤 20일 평균 | 아무 날이나 | 신호 승률 | 기본 승률 |
|---|---|---|---|---|---|
| 코스피 | 53회 | +2.2% | +1.2% | 64.2% | 57.7% |
| 삼성전자 | 52회 | +4.1% | +2.1% | 71.2% | 56.3% |
| S&P500 | 71회 | +1.2% | +1.1% | 70.6% | 69.6% |
| 비트코인 | 78회 | +6.0% | +4.1% | 55.1% | 55.7% |
삼성전자가 가장 선명합니다. 승률 71.2%는 기본 승률 56.3%보다 15%포인트 가까이 높습니다. 코스피도 평균과 승률이 모두 개선됐고요.
그런데 여기서 멈추면 곤란합니다.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이런 것도 같이 나왔습니다.
S&P500은 평균 수익률 차이가 0.1%포인트에 불과했습니다. 사실상 의미 없는 차이죠. 비트코인은 평균은 높은데 승률은 오히려 기본보다 낮았습니다. 몇 번의 대박이 평균을 끌어올린 구조죠. 실제로 78번 중 23번은 20거래일 뒤 5% 넘는 손실이었습니다. 최악의 경우는 25.2% 손실이었고요. 코스피도 신호 뒤 21% 빠진 사례가 있습니다.
기간을 60거래일로 늘리면 코스피는 신호 뒤 평균 2.9%로 아무 날이나 산 4.1%보다 오히려 못했습니다. 우위가 있었다면 신호 직후 한 달 남짓에 몰려 있었습니다.
진짜 필터는 신호가 아니라 구름이었습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봤습니다. 세 조건을 쪼개서 각각의 상태일 때 이후 20거래일 성적이 어땠는지 따로 집계했습니다.

숫자가 꽤 인상적입니다. 코스피에서 “구름 아래인데 전환선만 기준선 위로 올라간” 상태는 이후 20거래일 평균 마이너스 1.2%, 승률 41.6%였습니다. 삼성전자도 0.3%, 승률 45.3%로 부진했고요. 초보자가 가장 많이 쓰는 매매법이 바로 이겁니다. 짧은 선이 긴 선을 뚫었으니 사자는 거죠.
반대로 “구름 위에 있기만 하면” 전환선이 아직 아래에 있어도 코스피 2.5%, 삼성전자 3.6%, 비트코인 2.9%로 훨씬 나았습니다. 교차가 아니라 위치가 중요했습니다.
일목균형표에서 돈을 벌게 해준 건 화려한 삼역호전 신호 그 자체라기보다 “구름 위에서만 산다”는 단순한 규칙이었습니다. 삼역호전은 그 규칙에 두 겹의 확인을 더한 형태고요. 구름을 방향 필터로 쓰는 방법은 구름대 선행 지표 매매법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한 가지 예외도 정직하게 적어두겠습니다. S&P500은 오히려 구름 아래 국면의 20일 평균이 더 높았습니다. 우상향이 워낙 강한 지수라 하락 뒤 반등이 잦았던 탓으로 보입니다. 같은 지표라도 시장의 성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죠.
이런 규칙들은 눈으로만 봐서는 손에 붙지 않습니다. 차트큐의 차트게임으로 과거 차트를 한 봉씩 넘기며 “지금 구름 위인가 아래인가”를 직접 판단해보시면, 조건을 외우는 것과 알아보는 것이 얼마나 다른지 금방 체감하실 겁니다.
흔한 실수
“일목은 너무 느리다”는 불평. 느린 게 결함이 아니라 설계입니다. 세 조건을 다 기다리는 대가로 가짜 신호를 걸러내는 구조니까요. 오늘처럼 하루에 3.68%가 튀어도 지표가 침묵한다면, 그건 고장이 아니라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대답입니다. 빠른 진입을 원하시면 애초에 다른 지표를 쓰셔야 합니다.
횡보장에서 남발되는 신호. 가격이 구름 안에서 오갈 때는 전환선과 기준선이 자주 뒤집힙니다. 실제로 S&P500은 최근 한 달 사이에만 신호가 세 번 재성립했습니다. 구름 안에 있을 때 나온 교차는 세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신비주의로 흐르는 해석. 국내에서 일목균형표는 평이 갈립니다. 시간론이나 기본수치를 신비주의적으로 받아들이는 흐름 때문에 제도권에서는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습니다. 저는 이 지표를 “예언”이 아니라 “구름 위인지 아래인지 알려주는 방향 필터” 정도로 쓰는 게 안전하다고 봅니다. 300년 된 규칙도 데이터로 세어보면 생각과 다른 결과가 나오곤 하니까요.
쉽게 정리
- 확인할 것: 전환선이 기준선 위인가 / 종가가 구름 위인가 / 후행스팬이 26일 전 캔들 위인가. 셋 다 예면 삼역호전.
- 가장 중요한 하나만 고른다면: 구름 위인지 아래인지. 구름 아래에서의 전환선 교차는 실측에서 승률 41.6%로 오히려 불리했습니다.
- 지금 코스피: 세 조건 모두 미충족. 1차 관문은 기준선 6,609, 2차는 구름 하단 7,781입니다.
- 대응: 신호가 뜨면 진입 근거가 하나 늘어나는 것이지, 손절 없이 들어가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신호 뒤에도 20% 넘게 빠진 사례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차트를 읽는 눈은 결국 반복에서 옵니다. 차트큐에서 지표 설명을 보고 게임으로 손에 익히는 순서를 추천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삼역호전은 어느 타임프레임에서 봐야 하나요?
원전은 일봉을 기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파라미터 9, 26, 52가 애초에 일 단위 영업일에서 나온 숫자거든요. 주봉이나 4시간봉에도 얹을 수는 있지만 짧은 봉으로 갈수록 구름 안에서 나오는 잔신호가 늘어납니다. 이번 실측도 전부 일봉 기준입니다.
Q. 세 조건 중 두 개만 맞으면 사면 안 되나요?
사도 됩니다. 다만 어느 두 개인지가 중요합니다. 실측에서는 구름 위라는 조건이 들어간 조합이 훨씬 나았고 구름 아래에서 전환선만 교차한 경우는 코스피 기준 평균 마이너스였습니다. 조건 개수보다 조건의 종류를 보시는 게 낫습니다.
Q. 파라미터를 7/22/44 같은 값으로 바꾸는 게 좋을까요?
주 5일 시장에 맞춰 조정하자는 주장도 오래됐습니다. 다만 표준값을 쓰는 참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다수가 같은 선을 보고 반응한다는 이유만으로 표준값이 유효하게 작동하는 면이 있습니다. 바꾸실 거라면 반드시 본인 종목·기간으로 먼저 세어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본문의 수치는 2026년 8월 12일 종가 기준 공개 데이터로 자체 집계한 것이며, 과거 통계가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오늘 내용은 눈으로만 읽으면 금방 잊힙니다. 저희가 만드는 차트큐에는 과거 실제 차트가 무작위로 나오는 차트게임과 초보자용 스터디 가이드가 있으니, 실제 차트에서 직접 연습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